지난 7월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중회의실에서 작은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에 교환연구차 방문중인 네덜란드 Wageningen UR 산하 LEI(농업경제연구원)의 환경연구부장인 Floor Brouwer 박사가 '네덜란드 농업의 성공 : 혁신, 평생학습, 협동'라는 주제로 발제를 했고 몇몇 전문가들이 토론하는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참석자는 열댓명에 불과했지만 분위기 매우 진지했고 '농식품의 강소국'이라는 네덜란드 농업의 강점과 성공요소를 이해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네덜란드 인구 1,600만평에 국토의 절반이상이 해수면 이하에 위치한 나라입니다. 농업을 하기에는 자연환경이 극히 나쁘지만 농식품분야의 무역흑자 규모가 200억 유로가 넘습니다. 미국 다음으로 농식품분야 무역흑자가 많은 나라입니다. 네덜란드 총부가가치의 12%, 고용의 105 정도를 농식품부문이 담당하고 있다고 하니 농식품분야의 위상이 대단합니다.
Wageningen URC(대학과 연구소가 통합된 농식품부문 유럽최고 수준의 고등교육 및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한 Foodvalley, 네덜란드 물류의 중심인 로테르담항만, 세계적 수준의 농업 생산성, 농업부문 종사자들의 지적수준과 혁신성 등이 이 나라를 강소국으로 만든 요소라고들 합니다.
<이분이 브라우어 박사입니다. 시종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패널들의 질문을 꼼꼼히 기록하며 답변했습니다.>
브라우어 박사가 소개한 네덜란드 농업의 성공요소를 간력하게 정리했습니다.
브라우어 박사는 우선 네덜란드 농업이 성공적인 사업으로 될 수 있었던 이유로 ▲잘 갖춰진 교역 및 운송체계(바다/강), 각종 인프라 ▲품질높은 제도교육, 기업가 정신, 연구와 보급 및 교육시스템 ▲강력한 농민조합과 농업협동조합, 공급과 마케팅 부문의 농기업(협동조합 기업 포함) ▲ 구조 개선을 위한 투자, 유럽통합 및 유럽농업공동정책(CAP)는 용한 농업개발 정책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2011년 농기업인의 성공요소를 ▲혁신성 ▲평생 학습 ▲품질 기반 ▲목표를 가진 비용-가격 ▲시장 지향성 ▲고객 중심 ▲원활한 소통이라고 했습니다. 일반 기업이나 농업부문의 기업이나 다를게 없다는 것입니다.
향후 10년, 즉 2020년까지 농식품부문의 도전과 극복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간동안 ICT(Internet Communication Technology), 나노 및 마크로 기술, 유전/생물학 등이 농업외 분야에서 적용되는 주류기술이 될 것이며 이러한 기술이 농식품분야에서 생물기반, 로롯화, 정밀농업, 수산양식, 대체육, 물류 및 공급 사슬 등의 도전과제를 제시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더불어 배출(탄소)과 공중보건 및 동물복지에 대한 장애를 제거해야 할 요소라고 했습니다.
네덜란드 농업은 규모화 전문화가 중요한 특징입니다. 앞으로도 농가수는 줄고 규모는 커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온실원예 분야에서도 초대형 온실이 등장하면서 전체적인 숫자는 감소하고 경영과 소유를 분리되는 사업구조가 확대될 것이라고 합니다.
가금과 양돈분야에서도 효율을 높이기 위한 규모화로 농가수는 감소할 것이며 고품질 신선 가공제품을 만들어내는데 있어 가치사슬의 협동성과 밀접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즉 생산 가공 유통 판매 등 각 가치 사슬(value chain)간의 협력이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이를 위한 사슬 경영의 혁신이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브라우어 박사는 네덜란드 중소식품 기업들의 혁신사례를 소개했는데 100% 식물에 기반한 육류 및 어육의 대체식품 개발, 버섯 제품의 부산물로 만든 버섯농축 건강식품, 온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태양광 및 태양열 최적화 코팅제 등이 대표적인 제품들이었습니다.
농식품분야에 있어 네덜란드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지속적인 혁신과 학습, 각 부문간의 협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또 아시아 시장을 중시하고 있으며 직접적인 식품 수출보다 식품생산 시스템의 수출, 공공부문 및 민간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접근을 훨씬 강조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문의 무역적자를 줄이고 식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우리와는 한 차원 다른 접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라우어 박사는 마지막으로 농업부문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기술과 지식 보급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농업 종사자들의 자발적인 학습, 품질과 환경보호, 동물복지 등에 대한 책임감을 지적했습니다.
네덜란드 농업의 성공요소는 이미 알려진 내용이었지만 이들이 효율과 생산성에 대한 혁신을 계속하면서 지속가능성을 어떤 방식으로 실현하는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좋은 세미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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