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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우리 농축산 바로알기

[특별기획] 닭 파헤치기



여러분은 닭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닭이라 함은 두 발 달린 짐승으로 주둥이가 뾰족하고 날개는 있지만 날지 못하는 새로만 알고 계실 듯 싶습니다.

중국 노(魯)나라 애공(哀公)때 전요(田饒)는 닭은 문(文), 무(武), 용(勇), 인(仁), 신(信)의 다섯가지 덕을 지닌 고귀 존영(高貴尊榮)의 상징이라고 말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그가 했던 말에서 알아봅시다.

 

머리에 관을 쓴 것은 문(文)이요.

발에 갈퀴를 가진 것은 무(武)요.

적에 맞서서 감투하는 것은 용(勇)이요.

먹을 것을 보고 서로 부르는 것은 인(仁)이요.

밤을 지켜 때를 잃지 않고 아리는 것은 신(信)이다.

 

닭의 외면과 내면을 다섯 가지 덕으로 잘 설명했습니다.



닭에 관한 재미있게 전해오는 구전이 있습니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너부대마을에서 닭을 잡으려 했다가 망해버린 집안 이야기가 있습니다.


<금계사진 : 머리의 장식깃과 허리가 광택이 나는 황금색을 띠므로 금계라고 한다.>


너부대의 옛날 종갓집 옆에 큰 느티나무 앞에 있는 우물에 황금 수탉이 울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잡아 가마솥에 삶았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장작개비였다고 합니다. 그 후로 종갓집은 풍비박산 나고 모두 뿔뿔이 헤어졌다고 합니다.

종갓집이 풍비박산 난 이유는 신령스런 동물 (닭조차도 다섯 가지 덕을 지닌 동물인데 몸에 황금을 치장한 황금 수탉이라면 신령스럽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을 함부로 잡아먹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닭이 이처럼 신령스럽고 인간이 무릇 지녀야 할 5가지 덕을 갖춘 동물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민간신앙에서 주술의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1. 진붉은빛을 띠는 닭피는 부적을 쓸 때 긴요하게 쓰이며 축귀력, 생명력을 상징하고 있어 부적의 효험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2. 닭의 울음소리는 잡귀를 쫓아 해로운 기운을 없애주는 동물로 믿었고 대보름날 꼭두새벽에 첫 번째 우는 닭의 울음소리 횟수를 세어 점을 치는 계명점(鷄鳴占)에서는 열 번 이상 울음소리가 나면 그해에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3. 닭이 낳는 달걀은 지속해서 새 생명을 탄생하는 영원한 생산성의 동물로 여겨 사람의 좋지 못한 운수 또는 운명을 대신하여 달걀(또는 닭)이 죽음으로써 인간을 원상태로 회생케 한다고 생각하여 대수대명 의례에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닭과 맨드라미/화조영모, 10첩병풍 제4폭, 서울대학교 박물관 소장, 비단에 담채. 148.5x35cm


4. 닭볏은 앞서 이야기한 머리에 관을 쓴 모습이라 하여 입신출세와 부귀공명의 상징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벼슬에 뜻을 둔 선비의 서재엔 닭 그림이 걸려 있었다고 합니다. 그 그림 속에는 맨드라미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닭 볏과 맨드라미 모습이 비슷하여 관 위에 관을 더한 것이었으니 출세하고자 하는 마음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은 ‘십이지신(十二神將)’의 하나로 유일하게 날개가 달린 짐승입니다. 따라서 땅과 하늘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신라 시대 경덕왕릉, 헌강왕릉 등의 능이나 불탑에는 의인화한 닭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닭은 십이지 중 10번째에 해당하는 유(酉)로 12달 중 음력 8월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닭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역사와 생활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영향력을 끼쳐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