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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우리 농축산 바로알기

[특별기획] 미래 핵심성장산업은 농업이다, <식량쇼크>

 


'값싼 식량의 시대는 끝났다'는 부제를 단 <식량쇼크>라는 책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에 근무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2011년 1월 영국정부의 싱크탱크인 <Foresight>가 내놓은 '세계 식량과 농업의 미래, 지속성을 위한 도전과 기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인용 값싼 식량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식량을 싼 가격에 확보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고 향후 40년간 가격 상승이 일어날 것이라는 게 <Foresight> 보고서의 요지라는 것이다. 농업 생산성이 더 이상 식량 수요증가를 따라잡을 수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기온 상승과 강수량 변화, 사막화 등으로 인해 경작지가 황폐화되면서 공급 증가는 한계 상황에 처했다는 설명이다.

공급이 수요증가를 따르지 못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하더라고 더 큰 문제는 비싼 값을 치르고서도 식량을 제때 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빈번한 기상이변에 따라 식량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주요 식량 생산국이 수출금지를 발동하는 경우가 잦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값싼 식량의 종말과 더불어 돈이 있어도 식량을 구하지 못한는 식량 절대부족의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을 항상 염두해야 한다는 충고다. 구조적인 식량 부족국가인 우리나라에게는 가슴 써늘한 얘기다.  

저자는 이같은 상황을 식량의 '3S' 시대에서 '3R'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1970대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과거 30년간 세계 식량시장은 충분하고(Sufficient), 안정적이며(Stable, 단순한(Simple) 1차산업이었는 것이다. 즉 ▲농업기술의 발전과 생산성 향상으로 식량 생산은 대체로 수요를 초과하여 높은 재고를 확보할 수 있어 여유있는 수급구조를 유지했고 ▲주요 농업생산국의 가격 안정화 정책으로 식량가격이 비교적 낮은 상태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며 ▲이로 인해 농업은 자연자원에 노동력과 비료의 투입만으로 생산이 이뤄지는 단순한 1차산업의 전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식량시장의 3(Rare, Risky, Renovation)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즉 부족하고, 위험하며, 진화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3R은 곧 불충분(양적인 부족), 불확실(가격 변동폭의 확대), 불안전(안전의 위협)의 '3불 시대'로 설명될 수 있고 이 3불의 시대에는 식량이 더욱 비싸지고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는 식량을 먹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한다.

식량쇼크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듯이 세계 인구의 증가, 신흥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증가, 바이오연료의 사용 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중국의 고성장에 따른 육류 소비의 증가는 매우 위협적이다. 2000년 중국의 1인당 연간 육류소비량은 47.7㎏였으나 2010년 56.9㎏으로 늘었다. 사료용 곡물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필연이다.

저자는 이같은 상황이 농업을 돈이 되는 비즈니스로 부상하여 기업들이 농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지적하고 있다.  그 사례로 200여전 설립되어 나일론 등 인류의 의류 역사를 다시 썼던 화학회사 듀폰이 농기업으로 변모(2009년 듀폰의 농업/영양분야 매출이 전체 매출의 32%, 종자산업 매출액이 몬산토에 이은 글로벌 2위)하고 일본의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의 지주회사 노무라홀딩스가 2010년 하반기 중점 신규사업으로 농업을 선택하여 '노무라 A&A'라는 농어전문자회사 설립계획을 발표했으며 캐나다의 포타시코프사(세계 최대 비료회사중의 하나)를 세계 최대 광물 메이저인 BHP빌리턴이 적대적 M&A에 나섰다가 무산된 사례 등을 들고 있다.

이 책은 바야흐로 세계의 식량 리스크가 커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고 충고한다. 그리고 이렇게 묻는다. 한국에서는 농업이 쇠퇴하는 산업인데 여기에 투자를 해야 할까? 식량을 생산하는 대신에 그 땅에 반도체와 핸드폰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식량의 자급기반을 확대하고 해외에서의 식량 조달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역설한다. 농업과 식품산업의 발전없이는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이를 위해 글로벌 식량·식품 트랜드를 이해하고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세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인구에 비해 식량생산의 기반이 부족하다. 자급을 꾀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이 최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http://www.naeil.com/News/economy/ViewNews.asp?nnum=665288&sid=E&tid=5)에서 "식량자급은 농업분야 무역수지의 흑자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주장과 이 책의 내용은 일맥상통한다.